오늘은 흐린 하루로 시작되었다. 머리는 산뜻하게 깨끗하게 손질하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내가 가졌던 바람은 그렇게도 쿨한 날씨에 적함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힘차게 주방에서 소리를 질렀다. ‘오늘은 어떤 음식을 해볼까?’ 내가 고민에 빠지자, 부엌에 있는 내 부인이 웃으며 어제 장을 보았으니 이에 맞게 무채찌개를 해볼까 추천해 주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일상에도 힘이 필요한 것을 알아차린 것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맛있는 식사를 위해 부인은 바쁘게 재료를 손질하고 살포시 손에 입을 가렸다. 나도보다 빠르게 움직여 안에 들어갈 재료들을 씻고 썰기 시작했다. 빠른 시간 내에 무채찌개를 완성하고 냄비에 담아 불에 올렸다.
그동안의 기다림은 잠시 있을 뿐이었다. 함께 일하며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부드러운 향기가 다가왔다. 무채찌개는 부들부들하게 익어가며 끓어오르는 물결이 상상만으로도 흥미 질주를 하게 한다. 접시에 담고 상냥하게 가져다 주었을 때 새로운 시작이 있음을 느꼈다.
무채찌개의 동반자로는 밥 한 공기와 함께 꾸준한 곁들임 음식이었다. 나는 반찬들을 하나씩 무채찌개 곁에 깔끔하게 배치했다. 건강을 생각하여 고기보다는 채소 위주로 만들던 무채찌개지만 그 안에는 아무리 기능성을 챙겨도 새로운 시작과 함께 건강을 빚어나갈 신선한 음식이며 그속에는 풍부한 영양소와 좋은 에너지를 담고 있을 것이다.
따뜻하게 된 몸과 신장은 에너지 충전이 완료되었다. 하고 보니 그저 아침만 하는 게 심심한 걸까보다. 왠지 오늘은 앞으로 다른 새로운 시작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책을 읽거나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해볼 때 왜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오늘의 시작이 기대된다. 이 간단한 무채찌개 하나가 내게 주는 의미와 좋은 시작을 안겨주는 이유는 하루하루 삶에서 성격이 생각나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시간만이 오는게 아닌 인생의 흐름도 존중한다는 의미일까? 이런 생각이 조금만만 동해지길 그리고 내일은 또 어떤 시작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러니에 침착한 상상을 실현했다.